재판매가격법(RPM, Resale Price Method)은 다국적 기업 간 거래에서 이전가격(Transfer Pricing)을 설정하는 데 사용되는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이 방식은 제품 또는 서비스를 판매자가 구매하여 제3자에게 다시 판매할 때, 초기 거래와 최종 판매 간의 재판매 마진을 바탕으로 적정 거래 가격을 산출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주로 완제품 거래에서 사용되며, 중간재보다는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될 수 있는 제품에 적합합니다.
1. 재판매가격법의 정의
재판매가격법은 국세청 등 과세 당국이 다국적 기업이 정상가격 원칙(Arm's Length Principle)을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할 때 사용합니다. 정상가격 원칙은 다국적 기업의 계열사 간 거래가 비계열사 간의 거래처럼 독립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으로, 이를 통해 세금 회피나 이익의 과도한 이전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재판매가격법은 이러한 거래가 정상가격 원칙에 부합하도록 함으로써 각 국가의 세수 손실을 방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2. 재판매가격법의 계산 방식
재판매가격법의 주요 계산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재판매 마진 설정: 제3자에게 판매하는 과정에서 얻는 재판매 마진(Resale Margin)을 분석합니다. 이 재판매 마진은 일반적으로 동일 산업 내 비계열사 간 거래에서 나타나는 마진과 비교하여 결정합니다.
- 적정 가격 산출: 수입된 제품의 비용에 재판매 마진을 더하여, 계열사 간 거래에서 적정 거래 가격을 도출합니다.
- 적정 거래 가격 적용: 이렇게 산출된 가격이 실제 거래에서 적용되는지를 검토하여, 과세 당국이 이익의 부당한 이전을 방지할 수 있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만약 A국에 있는 본사가 B국에 위치한 자회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자회사가 이를 제3자에게 다시 판매하는 구조라면, 자회사가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한 가격에서 자회사의 적정 이윤을 차감한 금액이 본사와 자회사 간의 적정 거래 가격이 됩니다.
3. 재판매가격법의 적용 조건과 한계
재판매가격법은 아래와 같은 조건에서 주로 사용됩니다:
-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제품: 자회사가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여 수익을 얻는 경우.
- 비용 구조 파악이 어려운 경우: 원가가 아닌 재판매 마진을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생산 원가를 파악하기 힘든 경우 유용합니다.
하지만, 재판매가격법에는 몇 가지 제한점도 존재합니다. 특히, 자회사의 부가가치가 높은 경우나 재판매 마진이 일정하지 않을 때는 정확한 가격 산출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자회사가 브랜드 마케팅 등 추가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 재판매 마진을 조정해야 하므로 추가적인 복잡성이 발생합니다.
4. 재판매가격법의 예시
예를 들어, A라는 본사가 B라는 자회사에게 1,000원에 제품을 공급하고, 자회사가 제3자인 소비자에게 이를 1,500원에 판매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때 자회사가 20%의 마진을 얻는 것이 정상적이라면, 1,500원에서 20%에 해당하는 300원을 차감한 1,200원이 본사와 자회사 간 적정 거래 가격이 됩니다. 따라서 과세 당국은 본사가 자회사에 공급한 가격이 1,000원이 아닌 1,200원이어야 한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구분 | 공급가격(원) | 재판매 가격(원) | 정상 마진(20%) | 적정 거래 가격(원) |
본사 → 자회사 | 1,000 | 1,500 | 300 | 1,200 |
5. 재판매가격법과 기타 이전가격 산출 방법의 비교
재판매가격법 외에도 다국적 기업은 비교가능 제3자 가격법(CUP, Comparable Uncontrolled Price), 원가가산법(Cost Plus Method), 이익분할법(Profit Split Method) 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들 방법과의 주요 차이점은 거래 형태와 이익 배분의 방식에 있습니다.
방법 | 주요 특징 | 적용 대상 |
재판매가격법(RPM) | 재판매 마진을 기준으로 적정 가격 산출 | 완제품 판매 |
비교가능 제3자 가격법 | 제3자 간 비교 가능한 가격을 기준으로 설정 | 원재료, 중간재 거래 |
원가가산법 | 원가에 적정 이윤을 더해 가격 설정 | 제조업과 같은 원가 중심의 거래 |
이익분할법 | 이익을 각 참여 주체 간에 분배 | 고부가가치 서비스, 복합 거래 |
6. 재판매가격법의 실무적 활용과 유의사항
실무에서는 재판매가격법이 주로 유통사나 소매업에서 활용되며, 단순한 공급망 구조일수록 정확한 적용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제품에 따라 재판매 마진이 일정하지 않을 수 있으며, 특히 마케팅이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질수록 이를 감안한 조정이 필요합니다.
재판매가격법은 다국적 기업이 독립된 기업 간의 거래에서 발생할 법한 정상적인 이윤 구조를 유지하도록 하는 중요한 이전가격 산출 방법입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세금 최적화를 넘어서, 글로벌 세법 규정 준수와 정확한 이익 배분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제품 및 산업 특성에 따라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며, 글로벌 공급망의 복잡성과 특정 자회사의 기여도에 따라 적절한 마진 조정이 필수적입니다.
이로써 재판매가격법의 개념과 적용 방식을 이해하고, 각국 과세 당국의 요구 사항에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기초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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