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가격(Transfer Price)이란?

이전가격(Transfer Price)은 기업이 관련 회사들 간의 거래에서 설정하는 가격을 뜻합니다. 주로 모기업과 자회사 간 또는 같은 그룹 내 계열사 간에 거래되는 원자재, 제품, 서비스 등에 적용되는 가격으로, 다국적 기업에서는 이 가격을 조세 최적화의 수단으로 자주 활용합니다.

 

특히, 국제이전가격(international transfer price)은 국가 간 세율 차이를 이용해 기업이 세금 부담을 줄이는 데 사용되며, 이는 국가의 세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가 되어 각국 정부의 규제 대상이 됩니다.

 

이 글에서는 이전가격의 정의, 기업 전략으로서의 중요성, 국제 이전가격과 조세 문제, 주요 규제 및 조정 방법에 대해 심도 있게 알아봅니다.

 

1. 이전가격의 정의와 의의

이전가격은 계열사 간의 거래에 사용되는 가격으로, 같은 그룹 내의 회사들이 원자재, 완성품, 용역 등을 주고받는 경우에 책정됩니다. 다국적 기업은 생산 시설, 영업망, 그리고 지적 재산을 국가별로 나누어 운영하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운영을 위해 관계기업 간 다양한 거래가 발생합니다. 이때, 이전가격을 결정하는 방법에 따라 기업의 이익과 세금이 서로 다른 국가에 분배됩니다.

 

기업 입장에서 이전가격은 세금 절감을 넘어, 재무 관리와 조직 운영 효율화에도 중요한 도구로 활용됩니다. 그러나 국가 입장에서는 기업이 세금을 회피하거나 이윤을 특정 국가로 몰아주는 경우 공정한 조세 체계가 위협받기 때문에 이전가격에 대한 관리와 감시가 필요합니다.

 

2. 이전가격의 활용과 기업 전략

이전가격은 기업이 비용과 수익을 최적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다국적 기업 A가 생산 비용이 낮고 세율이 낮은 국가 X에 생산 자회사를 두고 있고, 고세율 국가 Y에 판매 자회사를 두고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경우, A는 X에서 Y로 제품을 이전할 때 이전가격을 높게 설정하여 Y에서 발생할 수익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Y에서의 세금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X에서는 이익이 높아져도 세금 부담이 적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그룹의 세금 최적화에 기여합니다.

기업이 이전가격을 통해 이익을 얻는 전략

1. 세율 차이 이용: 세율이 낮은 국가에서 수익을 높이고, 높은 국가에서는 비용을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세금 부담을 줄입니다.
2. 유리한 환율 조정: 환율 변동에 따라 이전가격을 조정해 환위험을 줄이거나, 수익성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3. 위험 분산: 시장의 경기 변동이 심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간 이전가격을 조정함으로써 기업의 위험을 줄입니다.

다국적 기업의 이러한 전략은 그룹 전체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세수를 확보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문제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3. 국제이전가격과 조세 문제

3.1 국제이전가격의 문제점

국제이전가격은 다국적 기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조세를 회피하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낮은 세율을 제공하는 국가로 이익을 집중시키면 고세율 국가에서 부담해야 할 세금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로 인해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 국가 간 세수 불균형: 다국적 기업이 이익을 세율이 낮은 국가로 집중시킬 경우, 해당 국가의 세수는 증가하지만, 실제 경제 활동이 이루어지는 고세율 국가의 세수는 감소합니다.
• 조세 피난처 문제: 조세 피난처로 불리는 세율이 거의 없는 국가에 자회사를 설립해 이익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조세를 회피할 수 있습니다.
• 시장 내 경쟁의 불공정성: 다국적 기업은 이전가격을 이용해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반면, 국내 중소기업은 세금 부담을 고스란히 안아야 하므로 불공정한 경쟁 상황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3.2 각국의 국제이전가격 규제

이전가격에 대한 규제는 국가의 조세 정의 실현과 불공정 경쟁 방지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각국은 다국적 기업이 이전가격을 조작해 세금을 줄이는 것을 방지하고자 다양한 규제를 마련하고 있으며, 국제기구 차원에서도 협력하고 있습니다.

1. OECD의 정상가격 원칙: OECD는 이전가격 문제 해결을 위해 정상가격 원칙(arm’s length principle)을 제시합니다. 정상가격 원칙은 독립된 두 기업 간의 거래처럼 거래 가격을 결정하도록 요구하며, 이는 자매 회사 간 가격이 아닌 제3자 간의 거래에 비교해 이전가격을 설정하도록 강제합니다.
2. BEPS 프로젝트: OECD와 G20 국가들은 BEPS(Base Erosion and Profit Shifting) 프로젝트를 통해 조세 회피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전가격과 관련해, 다국적 기업들이 세수를 잠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적으로 협력하고 있으며, BEPS의 13가지 규제 권고안을 통해 각국의 규제를 조율하고 있습니다.
3. 한국의 국세청 규제: 한국에서는 국외특수관계거래에 대한 신고 의무를 도입하고, 이전가격 조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다국적 기업이 해외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세금을 조작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습니다.

 

4. 이전가격 산정 방법

기업은 이전가격을 설정할 때, 거래의 성격과 규제에 따라 다양한 산정 방법을 사용합니다. 대표적인 이전가격 산정 방법으로는 비교가능 제3자 가격법, 재판매가격법, 원가가산법 등이 있으며, 각 방법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4.1 비교가능 제3자 가격법(CUP, Comparable Uncontrolled Price)

독립된 제3자 간의 유사한 거래에서 적용된 가격을 바탕으로 이전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법은 정확한 비교가 가능한 거래가 존재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되며, 시장 기반 가격을 참고하여 공정한 가격을 산정합니다.

 

 

비교가능 제3자 가격법(CUP, Comparable Uncontrolled Price)이란

 

4.2 재판매가격법(RPM, Resale Price Method)

재판매되는 제품의 판매 가격을 기준으로 이전가격을 설정하는 방식입니다. 판매업체의 마진을 고려해 이전가격을 조정할 수 있어 유통업체와 제조업체 간 거래에서 주로 사용됩니다.

4.3 원가가산법(Cost Plus Method)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원가에 적정한 이윤을 추가하여 가격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제조업에서 사용됩니다. 생산 원가를 기준으로 공정한 마진을 더해 이전가격을 산출합니다.

4.4 이윤분할법(Profit Split Method)

두 관계기업이 협력하여 창출한 전체 이익을 일정 기준에 따라 나누는 방식입니다.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프로젝트나 공동 개발 등에서 사용됩니다.

4.5 거래순이익률법(TNMM, Transactional Net Margin Method)

거래 당사자의 순이익률을 기준으로 이전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유사한 거래가 적거나 다른 방법이 적절하지 않을 때 주로 사용됩니다.

 

5. 국제이전가격의 조세 회피 방지와 규제 강화의 영향

국제이전가격의 조작은 조세 회피를 초래하여 각국 세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조세 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각국의 규제 강화는 다국적 기업에 추가적인 비용과 관리 부담을 안겨줄 수 있지만, 규제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더 큰 처벌과 조세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OECD의 정상가격 원칙과 BEPS 프로젝트는 다국적 기업의 조세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국제적인 조율을 강화하고 있으며, 각국의 정부는 이를 반영해 세무조사 강화, 규제 준수 평가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결론: 투명한 이전가격 설정의 필요성

이전가격은 다국적 기업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세금을 절감하는 데 중요한 전략적 도구이지만, 동시에 국가의 세수 확보와 공정한 경쟁 환경을 위해 투명하게 관리해야 할 대상입니다. 각국 정부는 이전가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며 기업의 조세 회피 행위를 막고 있으며, 기업 역시 규제 준수 및 세무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전가격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기업의 명성, 장기적인 경영 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투명한 이전가격 정책과 철저한 내부 통제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